국립중앙발물관에서 대고려전을 보다

국립중앙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었는데, 대고려전에 늦게나마 다녀왔죠.

작년 12월부터 시작했으니 이미 꽤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이번주까지가 관람 마지막 기회입니다.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

2018.12.4~2019.3.3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서 5개 국에 흩어져 있던 유물을 모아서 특별전을 개최했습니다.

 

그 당시 세계적으로 코레아 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만큼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했으며, 고려의 예술적인 문물들은 주변국들과 활발한 교류를 만들었어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유물들을 보게 되어서 이번 전시회는 잘 다녀온것 같아요.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많은 전시회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요, 대고려전 앞쪽에는 카자흐스탄전도 진행중인데 티켓을 구입할때 보니 이 두개 전시의 통합권도 준비되어 있었어요.

저도 대고려전만 미리 예매해 갔었는데 할인된 금액이어서 따로 카자흐스탄전도 티켓을 구입했어요.

 

대고려전 8,000원/ 카자흐스탄전 4,000원 / 통합권(대고려+카자흐스탄)은 9,600원

 

전시회 티켓 가격은 저렴한 편이예요.

 

전시회가 끝나갈 무렵이고 주말이라 가족단위로 온 분들이 많았고, 공책에 문언가를 그리고 옮겨 적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오후 2시가 넘어갈때 쯤엔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전시회 관람하기가 조금 버겁더라구요.ㅎㅎ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지도입니다. 개성전도예요.

개경을 그림 고려시대 그 당시의 지도는 아쉽게도 현존하지 않지만 조산 후기에 제작한 개성지도에 고려시대 개경의 흔적이 남아있어요.

 

이 지도에 개경을 둘러싼 외성과 내성, 고려의 황궁터, 항구였던 벽란도도 표시되어 있어요.

 

전부 한자라 이 지도로는 알아볼 수 없지만 바로 옆에 한글로 다시 그려진 지도가 있어요.

 

최상의 아름다움, 왕실 미술

 

고려는 다른 나라와 활발한 교류를 했었습니다. 예성강 벽란도에 많은 외국인들이 발을 디뎠어요.

상업이 중시된 시기.

 

왕실의 권위와 미를 상징하는 화려한 왕실 미술품들을 볼 수 있었어요.

 

 

제 눈을 사로 잡은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입니다. 미국 보스턴 박물관에 있어요.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음에 금을 도금한거예요. 정말 섬세한 장식이 돋보여요. 그 당시에 저런 도금 기술이라니, 대단해요.

 

요 앞에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예전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는 전시가 많았는데 요즘엔 거의 허용되는 것 같아요.

 

다만 조명이 어둡고, 투명케이스 안에 들어있어서 사진으로 찍기가 어렵더라구요. 무거워서 카메라는 잘 안가지고 다니는데 핸드폰으론 한계가 있나봅니다.

 

1100년의 지혜

 

 

 초조대장경판으로 찍은 가파의 기본 경전

 

고려의 인쇄기술도 대단했죠.

초조대장경은 불교에서 말하는 삼장, 부처의 설법을 담은 경장과 생활규범을 담은 율장, 이것에 대한 고승들의 해설을 담은 논장을 말하며 이를 망라한 것이 대장경입니다.

 

고려는 1011년부터 자체적으로 대장경을 목판에 새겨 간행했는데 송에서 만든 개보판대장경의 오류를 수정하고 이후 나온 경전을 수집해서 포함시킨 초조대장경은 고려의 사상과 학문역량이 집결된 지식문화의 결정체예요.

 

고려시대에는 불교와 유교, 도교 등 다양한 사상이 공존했지만, 고려의 문화적 성취는 불교문화를 기반으로 정점을 이루었어요.

 

 

경패(보물 175호)

 

경패는 경전을 펼치지 않아도 어떤 경전이 보관되어 있는지 알아볼 수 있게 만든 일종의 꼬리표예요.

책갈피의 느낌도 나죠.

 

상아와 흑단목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하는데 꼭 금박을 입혀 만든것 같아요.

저 작은 공간 안에서의 글자와 문양은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아미타경변상도

 

정토신앙의 근본경전인 "아미타경"을 필사한 사경입니다.

감지 위에 금니로 아미타여래의 설법장면과 연꽃에서 태어난 중생을 맞이하는 모습을 그렸고 은니로 글자가 써져 있습니다.

 

진한 색의 종이위에 이처럼 금과 은으로 그림이나 글자가 새겨진 유물이 꽤 있었는데 처음 보는 것이라 무척 신기했습니다.

이 유물도 영국에서 소장중이네요.

 

우리나라의 보물들이 외국에 있다니 참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쉽게 접하지 못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

 

사찰로 가는 길

 

 

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

 

천수는 천 개의 손이라는 의미로 이 보살의 능력과 표현방법이 매우 다양함을 상징합니다.

천수관음 신앙은 중국을 통해 전해져,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어요.

 

손에는 전부 다른 지물을 들고 있는데 머리보다 위에 있는 부처를 든 손은 "부처의 약속을 받게 되다"란 뜻을 갖고 있고 보배의 상자를 든 손은 "땅 속의 보물을 얻게 되다" 경전을 든 손은 "총명해지다" 활을 든 손은 "출세하게 되다"란 뜻을 각각 가지고 있습니다.

 

뒤쪽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활을 든 손을 찾는게 가장 힘들었어요.

 

이 보살의 머리는 앞과 옆에 총 11개의 얼굴이 있어요.

 

다점, 차가 있는 공간

 

다점은 고려인의 일상에 자리했던 공간으로 국가와 왕실, 사찰의 의례와 행사는 물론이고 고려인의 삶 속에서 언제나 함께 했는데 이 시기에 고려의 예술 수준은 더욱 높아졌어요.

 

 

고려의 다점을 재현해 놓은 모습입니다.

청자 잔과 뚜껑, 청자 완(이건 큰 대접이라고 생각하면 되요), 맷돌 등이 놓여있어요.

 

차를 마실때 찻잎을 맷돌에다 갈아서 사용했는데 청자발과 방망이도 찻잎을 빻을때 사용 했어요.

청자 숟가락을 차를 덜어 낼때 썼지만 은수저로는 차를 우릴때 거품을 내는 용도로 쓰였다고 해요.

 

 

육마도권

 

섬세한 색과 표현으로 눈에 똭!! 뜨여서 한참을 이 앞에서 떠나지를 못했어요.

 

매 사냥을 나온 응사와 말이 버드나무 주위에 모여 있는데 세세한 표현과 짙은 채색 음영법으로 보아 북방 사실주의 전통에 익숙했던 금나라 직업화가의 그림으로 여겨진다고 설명되어 있어요.

14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말 그림은 고상하고 용맹한 귀족의 정신과 세상의 물질적 번영을 상징해서 이때 말그림이 크게 발전했다고 하네요.

 

지금도 역동적인 말 그림은 언제나 인기있죠.

 

 

고려의 찬란한 기술과 디자인

 

고려의 수도 개경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신도시로,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나라의 중심이 된 개경에 주변국가의 문물이 모여들었고, 고려는 외국인들에게 포용적이었어요.

정교한 솜씨를 가진 사람을 데려와 공예품을 제작하게 했죠.

 

고려의 대표적인 공예품인 청자나 나전칠기는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나 오히려 주변국가에 선물할 정도로 기술을 발전시켰어요. 특히나 도자기는 마치 옥색과 같은 아름다운 비색을 탄생시켰으며 흰색, 붉은색, 금색을 더해 다양하고 아름답게 발전시켰어요.

정말 고려의 청자는 매혹적이예요.

 

 

 

은제 금도금 표주박 모양 병

 

이 병이 포스터에 등장한 화려한 표주박모양 병이예요.

 

크기가 클줄 알았는데 11Cm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병이어서 사진 찍기 넘나 힘들었어요.

정말 엄청나게 섬세하고 화려한 문양들이 이 작은 병 표면에 가득해요. 꽃과 봉황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너무 작아서 찾기엔 힘들더라구요.

 

 

마지막쯤에 가면 예술성의 정점을 이룬 금속활자가 있어요.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는데 금속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는 생각은 놀라운 창안이자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왼쪽의 "복"자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고려시대 활자라고 하네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오른쪽의 활자와 특징이 달라요.

 

참 대단한 고려의 사람들.

 

 

전시가 끝나갈 무렵에 이렇게 유물이 엽서로 만들어져 있어요.

 

#입덕_포인트 라고 된 해시태그가 인상적이네요ㅋㅋ 몇개 정도는 벌써 떨어졌는지 보이지 않네요.

팔이 많은 불상이 갖고 싶었는데 없어서 아쉬웠어요.

 

대고려전을 보고 나오자 다른 전시도 상당히 다양하게 많았어요.

다음번엔 한산한 평일에 와서 쭉 돌아보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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