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라의 책 이야기 # 20.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삶, 오직 두 사람

안녕하세요.

"한 톨 감성"을 가진 닐라의 책 이야기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이며, 언제나 제 리뷰엔 자세한 책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어요. 스포주의!!

 

오늘의 책은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입니다.

 

 

"그 두 사람, 오직 두 사람만이 느꼈을 어떤 어둠에 대해서  

우리는 모두 잃으며 살아간다. 여기,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그 이후'의 삶이 있다."

 

 

제 시선을 끌어 당긴 두 문장입니다. 책의 표지에 있는 문장인데 이것 때문에 선택했어요. 사실 전 김영하 작가의 작품은 아직 읽어본적이 없어요. 작가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인데 아직 한권도 안 읽어봤다니 새삼 저도 좀 신기한 생각까지 듭니다. 알쓸신잡에 출연하신 후 더 유명해 지셨죠.

광범위하게 알고 있는 지식들은 둘째치고 단어의 선택과 좀더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 다르긴 다르구나.. 그래서 한번 읽어보기 위해 김영하 작가의 책을 골랐습니다.

 

제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별것은 없고 그저 눈에 걸린다던지, 표지의 한 구절을 보고 선택하는데 그 때문인지 이 책이 단편집이란 것을 전혀 몰랐어요. 이런 낭패가...

개인적으로 단편집은 별로 좋아하지를 않습니다. 책 한권에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 경우에 이야기가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한권에 이야기 하나를 다 넣어도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걸 느낄지를 표현하는 것도 힘든데 짤막한 단편속에 이야기를 넣는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그래서 읽다보면 뭘 말하고자 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적이 많았거든요.

조금은 걱정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총 7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어요.

 

 

오직 두사람

 

책의 제목으로도 선택된 이야기예요. 7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제가 좋았던 이야기가 두개 였는데 그중 하나입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로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일단, 불편한 이야기 입니다. 아버지가 딸을 본인의 생각데로 좌지우지 하는 이야기인데, 공부하는 방법, 대학, 전공, 규칙 등 모든것을 하나하나 옭아맵니다. 물론 그 딸은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그냥 하라는데로 할 뿐이죠. 첫째딸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던 아버지는 그로 인해 다른 가족들과의 균열을 만들어 내고 그것은 절대로 다시 메꿔질 수 없는 틈을 만들어 냈습니다.

가족들은 떠나고 오로지 첫째딸만 아버지와 함게 생활하는데, 이 부분이 참 불편합니다. 불륜은 뭐 덤이고요.

성인이지만 뭐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지 못하는 딸. 벗어나고자 아버지를 떠났지만 아버지가 없는 삶이란 그녀에겐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또 다른 삶입니다. 두렵지는 않지만 허무하고 이상한...

 

집착하는 부모라는 것은, 그것을 사이가 좋은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인 자식의 온 생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을요. 어느정도 조언과 제제는 필요할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죠. 어려운 문제예요.

편지 형식이지만 주인공의 심리가 잘 전달되는 편인데, 아픔과 상처같은 것을 갈무리한 느낌으로 담담하게 서술되어 있어요. 쉽게 읽히고요.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이야기입니다. 한 순간의 실수로 마트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부부는 그 이후의 삶은 온통 아이를 찾기위한 목적밖엔 없습니다. 전단지를 돌릴 시간을 더 내기 위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는 조현병이 점점 심해집니다. 꼭 이 소설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잃은 부모의 삶은 정상적일 수 가 없겠죠. 11년만에 아이를 찾아 집으로 데리고 왔지만 아이도, 부모도 예상했던 기쁨과 행복은 없었습니다.

그저 당황스러움과 낯선 감정만이 가득합니다.

전단지에 붙은 사진과는 너무도 달라져 버린 아이, 그래서 정말 내 자식이 맞나 싶은 의심, 당장 엄마 아빠라고 부를 수 없는 아이의 입장까지.

 

그토록 아이를 찾기 위해서 인생을 써버렸지만 그 끝에 다가오는건 행복이 아닙니다. 또 다른 고통과 노력의 시간들이 예정되어 있어요. 그 11년의 시간을 메꾸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들이 필요할텐데...그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상데로 그들은 결코 행복해지지 못했어요.

 

김영하 작가의 표현력은 정말 좋은것 같아요. 짧은 단편속에 저정도의 감정들을 집어 넣는건 대단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두가지 이야기 외엔 딱히 머릿속에 남는게 없네요.

역시 단편 소설은....제 취향이 아닌것 같아요. 김영하 작가의 첫 작품으로 이걸 선택한건 조금 잘못된 선택인듯.... 다른 글을 읽어봐야 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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